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火水未濟

  • HY
  • 2017년 1월 14일
  • 2분 분량

64개의 주역 괘 중 64번째 괘인 화수미제괘는 굉장히 흥미로운 괘이다. 63번째 괘인 수화기제와는 모든 효의 음양이 반대이고, 두 괘 모두 음효와 양효가 번갈아가며 있어 음양의 조화가 매우 잘 이루어지는 모양새이다. 그런데 기제괘와 미제괘는 그 점사가 완전히 다르다. 기제괘가 대체적으로 흉하고 재앙, 불길의 뜻을 가진다면 미제괘는 길조와 순조롭다는 점사가 많다. 대체 두 괘의 어떤 차이가 점사의 차이를 만드는 걸까?

재밌게도 미제괘의 모든 효는 그 자리가 부정하다. 정하다는 것은 양의 자리에 양효가, 음의 자리에 음효가 오는 것을 의미한다. 효는 아래에서부터 세며, 홀수 자리에는 양이, 짝수 자리에는 음이 오는 것이 정正이다.그런데 미제괘는 짝수자리에는 음이, 홀수 자리에는 양이 위치하고 있으니 모든 효가 부정하다. (그 반대인 기제괘는 모든 효가 정하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는 모든 자리가 정한 기제괘의 점사가 더 길해야 할 것같은데 그렇지가 않으니 더 의문이다.

火水. 불 아래 물이 있는 모양새이다. 물과 닿으면 꺼지는 불이 물 위에 있다는 것은 제자리에 있지 않음이다. 물 위에 어떻게 불이 있을 수 있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쓰나미로 인한 피해영상에서 보았던 물 위에 불이 붙어 떠다니던 모습이다. 물은 얼마든지 인간에게 위협이 될 수 있고 그 파괴력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물은 부드러게 감싸는 어머니의 모습으로 해석되기도 하지만 주역에서 물은 ,마치 쓰나미와 같은,험난함을 의미한다. (4대난괘라고 불리는 괘들도 모두 감괘, 물이 들어간 괘이다.) 아래에서 위로 해석하는 주역의 방향을 따라 보면, 처음에는 어려움(물)이 있지만 불이 물을 말려버리는 것 처럼 그 험난함이 점차 없어지고 결국에는 빛난다(불)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未濟는 亨하니 小狐이 汔濟하야 濡其尾니 无攸利하니라.

미제는 형통하다. 어린 여우가 물을 거의 다 건너가다가 꼬리를 적신다. 이로운 것이 없다.

길조가 있다, 순조롭다고 하였는데 왜 점사는 이로운 것이 없다고 하는 걸까? 사실 점단을 자세히 보면 길하다는 말 앞에 조건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화정하고 화순하면','정심(正心)이고 견고하면','정직하면'.... 미제괘에서 길함을 얘기하고 있는 문장은 전부 조건문으로 되어있다. 어떤 상황에서든, 누구나 다 길하다는 것이 아니라 正해야지만 길조가 있고 순탄하다는 것이다.

[물을 거의 다 건너가다가]

미제는 이미 음양의 조화는 잘 맞기 때문에 자리만 잘 잡으면 얼마든지 형통할 수 있는 상황이다.

[꼬리를 적시니 이로운 것이 없다]

그런데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부정하니 흉하게 된다. 꼬리를 적신다는 것은 물(험난함)을 피해갈 수 있었는데, 거의 다 피했는데 간발의 차로 물이 묻는다(험난함에 빠진다)는 것이기 때문에 이롭지 않다는 것이다.

"험난함 끝에 순조로움이 있다. 그러나 거의 다 이룬 상황에서 흐트러지지 않고 마지막까지 바른 곳을 향해 나아가야만 그 순조로움을 마주할 것"이라는 게 미제괘가 전하고자 하는 진정한 의미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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